안동 시험지 유출 사태에 “공교육 신뢰 회복” 촉구 나선 경북도의회

전교1등, 범행 이후 시험 치르자 진짜 성적 수학 40점
“전수조사·재발 방지책 마련” 한목소리
교육청, 특별감사 착수 및 6대 대책 발표

경북 안동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 사건으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가운데, 경상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공교육 신뢰 회복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경상북도교육청은 즉각 특별감사에 착수하고, 도내 모든 일반고를 대상으로 한 긴급 보안 점검과 함께 6대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전직 기간제 교사와 학부모가 공모해 2년 넘게 시험지를 빼돌려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퇴사한 교사의 지문 정보가 삭제되지 않은 허점을 이용해 심야에 교무실에 침입했고 학교 행정실장이 범행을 돕와 CCTV 영상을 삭제한 혐의로 함께 구속됐다.

유출된 시험지로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온 해당 학생은 최근 범행이 발각된 후 치른 시험에서 수학 40점을 받는 등 진짜 성적이 드러나기도 했다. 학교 측은 해당 학생의 3년간 성적을 모두 0점 처리하고 퇴학 조치했으며, 경찰은 학생도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시험지 유출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긴급 간담회를 열어 대안 마련에 나섰다. 사진제공=경북도의

이에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7일 긴급 간담회를 열어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경북교육청의 조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박채아 교육위원장은 “시험지 유출 사고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라며 “모든 일반고를 대상으로 학생 평가 및 시험지 보안 관리 실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촘촘한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관련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위원회는 도민 제보를 받는 별도 창구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후 진상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북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하는 한편, 도내 모든 일반고에 대한 긴급 보안 실태 점검을 마쳤다. 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안 시스템 강화 ▲평가관리실 이중 보안 체계 구축 ▲업무 매뉴얼 보급 ▲과거 유출 및 성적 처리 사례 전수조사 ▲의심 사례 신고센터 운영 ▲학생 정서 지원 확대 등 6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안동 시험지 유출 사건은 성적 지상주의가 만연한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과 공교육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과거 숙명여고 사태 등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시험 비리는 성실하게 노력하는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에게 깊은 상실감과 불신을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