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 이 전시회 어때요’ 최옥영 작가 ‘철은 살아있다’ 포항 전시회

포항시립미술관 ‘물성, 감각하는 철’展
9월 14일까지 전시, 무료 관람

기능을 잃은 철근과 H빔, 폐철판들이 거대한 몸을 이루고 관람객 앞에 서거나 누워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조선소를 떠나온 철이 다시 생명을 얻는다.

조각가 최옥영의 개인전 ‘물성, 감각하는 철’이 9월 14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산업 폐자재로 여겨지던 철을 이용해 생명과 소멸, 우주의 순환을 공간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최옥영 작가는 수십 년간 고철, 폐자재, 고무, 나무 등 다양한 물질에 생명성을 부여하며 조각과 설치, 대지 미술을 넘나들어 온 작가다.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최옥영 조각가의’물성, 감각하는 철’ 개인전이 여름 휴가철 관람객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오는 9월14일까지 계속된다. 사진=포항시청 누리집

전시는 포항시립미술관의 1전시실, 3전시실, 4전시실을 무대로 열리고 있다. 각각의 공간은 생명의 탄생, 응축, 소멸, 환원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거대한 철 덩어리들이 그 중심을 이룬다. 고철은 시간의 흔적과 감각이 응축된 살아 있는 몸으로 제시된다.

특히 철의 표면에 남은 상처와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조각이 단순한 형상을 넘어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도구로 작동한다. 관람객은 조형물 사이를 걷고, 바라보고, 멈추며 철이 지닌 질량과 시간성, 그리고 그 안의 침묵을 신체로 느끼게 된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단,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 정상 운영).

최옥영 작가는 “나는 언제나 무한함과 거대함에 대한 두려움 없는 도전을 꿈꾼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그 도전의 결과물이다. 고철이라는 물질이 우주적 감각으로 확장되는, 조각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이 던져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