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로 민간자본 유치 가속
경북 안동이 세계적인 문화유산 도시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숙박 인프라 부족에 시달려온 가운데, 이를 해소할 글로벌 브랜드 호텔 조성 사업이 첫발을 뗐다.
경북도는 28일 도청에서 안동 관광단지 내 메리어트-UHC 호텔 건립을 위한 민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경북 북부권 관광 생태계의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철우 도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을 비롯해 스티브 백 메리어트호텔 아시아 총괄부사장, 박성재 UHC 대표이사 등 사업의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해 구체적인 조성 계획을 공유했다. 이번 협약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 이후 예상되는 경북 지역의 관광 수요를 북부권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동은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한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다.하지만 외국인 관광객과 VIP를 수용할 만한 고급 숙박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번에 조성되는 호텔은 350실 규모의 객실과 컨벤션 홀, 루프탑 수영장 등을 갖춘 프리미엄 시설로, 인프라 갈증을 해소할 핵심 키(Key)가 될 전망이다.
운영 방식에서는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국내 숙박 스타트업 ‘UHC’가 협력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했다.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회원 네트워크를 보유한 메리어트의 브랜드 파워에, 외국인 투숙객 비중 80%를 자랑하는 UHC의 실무 운영 노하우를 접목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글로벌 스탠다드와 로컬 운영사의 시스템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번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재원 조달 방식이다. 경북도는 국가 재정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를 활용했다. 이는 민간 투자의 리스크를 줄이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철우 지사가 추진해 온 ‘관광 대전환’ 정책이 단순한 선언을 넘어 자본 유치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경북도는 이번 호텔 조성을 기점으로 안동을 포함한 북부권 전역의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지나가는 관광’에서 ‘머무르는 관광’으로의 전환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과 농특산물 생산자에게까지 경제적 낙수효과가 이어지게 하겠다는 청사진이다.